어른이 외식 일기 : 남양주 송어회 무한리필 맛집? 소문보다 아쉬웠던 송암골평창송어
생일을 맞아 송어회를 먹으러 갔습니다. 찬바람이 불며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이면 송어회가 아주 맛날 때라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남양주 송어회 맛집으로 두 군데가 주로 나왔는데, 호평송어장으로 갈까, 무한리필이 된다는 송암골평창송어로 갈까 고민 했습니다. 어딜가도 송어회가 '최소'는 할거라 생각해서, 맛은 걱정하지 않고 무한리필이냐 아니냐만 고민하다가 제가 회를 많이 먹으니 송암골평창송어로 갔습니다. 호평송어장에 비해 송암골평창송어 덕소점은 후기가 더 많더라고요. 맛있다는 소문에 더 기대가 컸습니다. 송어가 제일 맛있을 계절인데다가 후기까지 좋은 송어회 무한리필 맛집이라니!
우선 가는 길은 참 예뻤습니다. 저는 남양주에서 고속도로 말고 산을 넘어가는 드라이브 코스로 갔던 터라 단풍도 예쁘고 아주 좋았습니다. 그러나 약간 외지고 경치 좋은 곳에 있을 줄 알았던 송어횟집은 아파트 바로 옆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역시 사진에서 보던 것과 실제는 다릅니다.....;;;
조립식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청년 두 명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홀을 담당했고, 한 명이 주방을 담당하는 듯 했습니다. 나이 좀 있으신 분이 주문 즉시 송어를 잡아서 회 떠주시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학생 같아 보이는 두 명이 있어 의외였습니다.
그냥 1인분도 있고, 송어 무한리필도 있습니다. 저는 무한리필 때문에 온 것이니 무한리필을 주문했습니다.
야채, 쌈야채, 쌈장, 고추, 마늘, 고구마 샐러드, 절인무가 나옵니다. 자리에 콩가루, 고추장, 간장, 참기름은 기본으로 놓여있고, 통이 매우 찐득거립니다. 다행히 물티슈가 숟가락 있는 서랍에 들어 있었습니다.
손님을 예상해서 미리 회를 많이 떠 놓는 것인지, 애초에 선어회 집이었는지 회가 광속으로 나옵니다. "무한리필 두 명이요," 하자 마자 회가 나옵니다...... 회가 얇고 건조합니다.
이것이 1인분 (13,000원 / 200g) 주문했을 때의 2인분 분량인 것 같은데, 양이 적어서 회 좋아하는 저는 무한리필을 주문하지 않았으면 몹시 부족했을 듯 합니다.
그냥도 먹고, 콩가루 넣어서 비벼도 먹었습니다.
리필을 주문하면, 리필 역시 아주 빨리 나옵니다. 썰어둔 회를 접시에 담아 가지고 와서 쏟아줍니다. 미리 준비해 두어서인지 상당히 차갑습니다. 조립식 건물이라 한기가 느껴지는데다가 굉장히 차가운 송어회를 먹으니 으슬으슬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매운탕을 함께 시킵니다. 저도 세 판 먹고 매운탕을 시켰습니다.
매운탕이 걸작이었습니다. 근래에 먹은 매운탕 중 최악입니다.
우선 양이 아주 적습니다. 서비스로 주는
매운탕 아닙니다. 5천원 짜리 매운탕인데 그릇의 절반도 안 되게 나옵니다. 딱 보기에도 뭐가 없는데, 정말로 들어간 것이 없어
맛이 밍밍하고 느끼합니다. 말라 비틀어진 무 두어조각, 콩나물 같은 것은 안 들어갔고, 말도 안되는 동그란 만두가 4~5알 들어가
있습니다. 맛은 감자탕 국물처럼 들깨가루 잔뜩 넣은 요상한 맛입니다. 사람마다 즐기는 것이 다르겠으나 저는 개운하고 구수한
매운탕을 좋아하는데, 이건 아.... 아....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추우니까 뜨끈한 국물 좀 마시려고 떠 먹었는데, 전혀
풀리는 느낌이 없어요. 횟집에서 매운탕 시키면 '최소한' 이 정도는 나온다고 생각했던 개념을 뒤바꿔준 집 입니다. 재수없으면 횟집에서 감자탕 국물에 뼈 들어간 이상한 매운탕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
저는 아무튼 '회'니까 좋아라 하면서 집어 먹었는데, 친구는 송어회에서 흙냄새도 나고 뭔가 맛이 별로라며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친구도 회를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라 둘이 '회!! 회!!! 무한리필!!!!' 이라며 찾아온 것인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자신은 못 먹겠으니 너라도 무한리필의 본전을 찾을 수 있게 열심히 먹으라고 해서 저 혼자 열심히 먹었어요..... 참치회 무한리필은 7번 정도 리필 해 먹곤 했는데, 이 곳 송어회는 추워서... 그리고 맛도 그냥 그래서... 처음 한 판과 리필 2번 (리필은 위의 사진만큼씩 나옵니다) 먹고 나섰습니다.
송암골평창송어 송어장 & 주변 풍경
조립식 건물 옆에 엉성한 송어장이 있습니다.
시골집에서 한여름에 간이 수영장 만드는 것처럼 엉성하게 만들어진 송어장에 송어들이 헤엄치는데 물이 더럽습니다.
친구는 보자마자, "이런걸 우리가 먹었단말야? 이러니까 흙냄새 같은게 나지."라며 자신은 거의 안 먹었다고 좋아하고, 저는..... 음.....
저는 송어장 물이나 상태보다 즉석에서 회를 떠주는 것이 아니라 얇게 떠서 냉장고에 넣어뒀다가 꺼내다 줘서 더 맛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물이 더 더러웠어도 송어회만 쫀득하고 맛있었으면 저는 더 먹었을거에요.........
송어장 한 쪽은 나즈막한 판넬 공장 같은 것들이 보입니다. 주로 블로그에 올라온 것은 이쪽 방향인가 봐요. 사진은 꽤 아늑한 시골풍경 같으나 실제로 보면 판넬로 지은 공장 건물들 같아서 그다지 예쁘지 않습니다.
반대편은 아파트 단지 입니다. 왠지 남양주 송어회 무한리필 맛집이라고 하니 드라이브도 하고 풍경도 좋은 곳에 있을 것 같았는데, 그냥 아파트 단지 한 쪽에 있는 가게 였어요.
송어회도 맛이 없을 수 있고, 어느 횟집을 가나 매운탕은 최소한의 맛은 난다고 생각하던 저의 상식을 업데이트 시켜준 곳이었습니다.
왜 블로그들에 괜찮다는 후기가 많은지는 알 것 같습니다. 서울 근교 나들이 삼아 나와서 1인당 13,000원에 회랑 튀김, 매운탕 먹고, 운전 안 할 사람은 술 한잔 하고, 아이 데려오면 어린이 카레, 새우볶음밥 같은 것 먹일 수 있는 곳이라, 저렴한 가격에 무난해서 인 듯 합니다. 회가 정말 맛있거나 매운탕이 맛있는 집은 아니었습니다. 남양주 송어회 무한리필 맛집이라길래 기대 하고 찾아갔는데, 소문보다 많이 아쉬웠습니다.
상호 송암골평창송어 덕소점
위치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덕소리 90 (주차장은 아주 넓음)
전화 031-576-1666
메뉴 송어회, 송어튀김, 어린이카레, 새우볶음밥
- 마석우리 하나스시, 일본 오사카 초밥집에서 일하던 주방장의 초밥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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