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외식 일기 : 삼송빵집, 흔해져 버린 대구 명물 옥수수빵
대구 명물 삼송빵집을 잠실에서 사왔습니다. 이 글 쓰려고 검색하다 보니, 백화점마다 거의 입점되어 있나 봅니다. 스타필드 고양에도 있고요. 초반에 삼송빵집이 유명해진 이유는 서울에서 흔하지 않은 옥수수빵이 맛있다는 소문 때문에 '희소성'과 대구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어떤 것이라는 이미지 때문이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환승센터에서 삼송빵집 옥수수빵을 사들고 온 이유도 레어템이라 생각해서 였는데, 백화점마다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왠지 허탈해집니다. 굳이 잠실에서 사 들고 올 필요가 없었어요. 그냥 인근 백화점이나 매장에 가면 흔히 살 수 있습니다.
대구 명물 옥수수빵이라 하여 제일 유명한 오리지날 옥수수빵, 옥수수빵 2탄이라는 먹물 옥수수빵, 야채 고로케를 사 보았습니다. 잠실에서 사서 남양주까지 들고오는 동안 빵냄새는 고소했습니다.....
먹어보니 삼송빵집의 오븐 야채고로케는 겉이 바삭하고 그리 느끼하지 않아 좋으나, 그냥 흔한 고로케 맛이었습니다. 고로케 중에서 인상적으로 또 먹고 싶은건 아직까지는 전주 비빔고로케 뿐 입니다. 전주 비빔고로케는 가끔씩 생각나고 먹고 싶어요.
삼송빵집 시그니처 옥수수빵은 그냥 동네 빵집 빵 맛 입니다. 옥수수 통조림에 마요네즈랑 설탕 넣고 섞은 샐러드가 빵 속에 있다는 것 뿐 특별하게 엄청 맛있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빵 위에 소보로 같은 것이 붙어 있는데 먹을 때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거슬리고 굉장히 달아요. 엄청 맛있다는 느낌보다는 동네 빵집의 옛날 빵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나마 제 입에 괜찮았던 것은 삼송빵집 먹물 옥수수빵이었습니다. 여기에도 까맣게 소보로가 붙어있는데 자꾸 떨어져서 별로였으나, 속 내용물은 옥수수 샐러드에 베이컨도 조금 들어가 있고 야채가 약간 더 든 느낌이었습니다. 베이컨의 고소한 맛과 양파의 매운맛이 어우러지니 덜 달아서 먹을만 했어요.
그냥 '아... 이게 삼송빵집 빵이구나' 했을 뿐, '우와!!! 진짜 맛있다, 또 사 먹어야지~~~' 라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게다가 잠실 롯데월드몰에서만 먹을 수 있는 레어템이 아니라 아무 곳에서나 사 먹을 수 있는 흔한 음식이 되니 더더욱 사 먹을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귀한 음식이 아니라 여기 저기 매장이 있다는 것 만으로 이렇게 매력이 뚝 떨어진 것을 보니, 저에게는 이 곳 빵집이 '대구 여행가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는 의미 빼면 아무 것도 아니었나 봅니다. 마치 전주 풍년제과 초코파이가 서울에서도 유사품을 잔뜩 파니 굳이 전주가서도 안 사게 되었던 것처럼요.
이런 것을 보면, 어떤 음식은 맛 때문에 먹고 어떤 음식은 의미 때문에 먹나 봅니다.
- 전주 비빔고로케, 하나만 사온 것이 아쉬웠던 전주 먹거리 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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