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탐구일기 : 상추키우기, 상추잎 하얀 가루같은 벌레 알 대처 방법
작년에는 상추를 키웠습니다. 쌈 싸먹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잎채소가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컸어요. 그러나 상추, 루꼴라 같은 잎채소들은 벌레가 잘 생기는 듯 했습니다. 작년에 상추 키우며 벌레와의 싸움으로 골머리가 아팠어요. (그래서 올해는 상추 안 키움)
처음에는 상추와 치커리를 얻어와 옥상에서 키우고 있었습니다. 이사오면서 반장 아주머니께 옥상에서 화분 키우거나 빨래 널어도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그러나 아랫층 아주머니 중 한 분이 옥상에서 화분 키우면 옥상이 망가질 수 있으니 옥상에서 화분 키우는 것은 안 된다며 뭐라 하셔서, 피곤한 일 만들기 싫어 베란다로 옮겼습니다. 반장 아주머니 브리핑도 있었고, 옥상에서 화분 키우는 것에 대해 싸우면 이길 수는 있을 것 같았으나 이 때는 소진 상태였습니다. 이사 올 무렵 이웃집 층간소음 및 쓰레기 문제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서 남양주까지 왔던 거라, 그냥 이웃과 말을 섞을 일을 일체 만들기 싫었습니다.
상추를 베란다 텃밭으로 옮기자 옥상에서처럼 잘 자라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물주다 보니 상추에 하얀 가루같은 것이 잔뜩 있었습니다.
옥상에서 키우던 화분 베란다로 옮기니 상추 벌레 발생
자꾸 상추가 시들시들해서 보니까 안 쪽에 하얀 가루같은 벌레인지 벌레알인지 잔뜩 생겨있었습니다.
슈가 파우더라도 흩뿌린 듯 하얀 가루같은 벌레에요. 검색해 보니 상추 진딧물은 까만색이고, 상추에 하얀 가루 같은 것은 온실가루이 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상추에 생긴 벌레 종류에 따라 대처방법을 달리 하는 줄 알았는데, 어떤 벌레이든 간에 상추 벌레 대처 방법은 비슷했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비오킬 종류의 농작물 해충약을 뿌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써 베란다 텃밭에서 유기농 상추 키우는데 농약을 치기는 찝찝하니, 식초나 목초액을 이용했습니다. 식초나 목초액을 희석해서 뿌려주면 벌레가 죽는다고 합니다.
상추 벌레와의 대결 일지
1차 시도 물을 세게 주어 보았습니다. 끄덕 없습니다. 상추 벌레 알이 물도 양분으로 쳐먹으며 자라는 듯 했습니다. ;;2차 시도 식초를 희석해서 뿌려 보았습니다. 끄덕없습니다. 벌레 절대 안 죽습니다. 독한 것들.
3차 시도 벌레가 많이 생긴 상추를 뜯어 냈습니다. 먹을 것이 없으면 사라질 줄 알았으나, 남아있는 줄기를 갉아먹고 있습니다.
4차 시도 짜증이 폭발할 무렵 지인이 비오킬 남은 것을 주어서 뿌려 보았습니다. 효과가 좀 있는 듯 했으나 아니었습니다.
5차 시도 다른 농작물에 벌레가 옮지 않도록 상추 화분을 옥상으로 옮겼습니다. 직사광선 받으면 벌레가 죽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약간 있었습니다만, 벌레는 안 죽었습니다. 이쯤 되니 벌레의 위대한 생명력에 감탄할 지경이었습니다.
6차 시도. 이쯤되니 화가 나서 식초를 1:4 정도로 세게 뿌려 보았습니다. 식초 냄새 펑펑 날 정도로 만들어서 뿌렸더니 드디어 상추잎 위에 있던 하얀 알갱이 벌레들이 사라졌습니다. 만세! 문제는 식초를 세게 뿌리니까 벌레만 죽는 것이 아니라, 잎도 까맣게 타들어 갔습니다.
식초로 벌레를 죽인 후에는 식초 뿌렸던 곳에 물을 꼼꼼히 뿌려서 식초를 닦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아니면 저처럼 벌레 잡다 초가삼간 태우듯 벌레 잡다 상추도 죽입니다.
그래도 징글징글하던 벌레들을 처리한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상추잎 위의 벌레를 퇴치했어요!
그러나 며칠 뒤....
녹아버린 상추잎을 잘라낸 자리에 연두빛 상추잎이 다시 올라왔는데 까만 점들이 붙어 있습니다. 이건 또 뭔가요. 하얀 가루 벌레 퇴치했더니 까만 점 같은 벌레가 또 있어요.
상추잎 벌레는 해결했으나, 뿌리 줄기 언저리에서 올라오나 봅니다. 어쩌면 흙에 살고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했습니다. 이쯤되니 상추 키우기를 포기했습니다. 상추가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식초 희석한 물을 뿌려 보았습니다.
7차 시도. 식초 희석한 물을 잎, 줄기, 흙에도 뿌렸습니다.
줄기는 타들어 갔는데, 그 위를 기어 다니는 벌레는 살아 있었습니다. GG. 졌습니다.
베란다 농작물 벌레 대처 방법 : 퇴치 말고 예방
상추 벌레가 루꼴라에 옮은 것인지 루꼴라에는 잎 뒷면에 벌레가 생겼습니다. 결국 루꼴라도 다 뽑아 버리고, 작년의 잎채소 키우기는 실패를 했습니다. 대체 다른 분들은 어떻게 벌레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텃밭 채소를 키우시는지 궁금해 검색해 보니 벌레가 생긴 뒤에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방을 한다고 합니다.
EM 발효액을 희석해서 (물뿌리개에 한 두 방울 정도) 주거나, 식초를 희석해서 주거나, 목초액을 희석해서 준다고 합니다. 그러면 벌레 생기는 것도 예방되고 약간의 영양가를 더 해주어 식물도 잘 자란대요.
올해는 미리부터 식초를 가끔 섞어서 (물뿌리개에 한 두 숟가락 분량 정도) 주거나, 목초액 몇 방울을 떨어트려서 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확실히 잘 자라고 벌레도 덜 생깁니다. 안타깝게도 안 생기지는 않았습니다만, 곧 없어졌습니다. 대신 베란다 텃밭을 가꾸니 그리마, 집게벌레 같은 것들이 화분 주위에서 자주 보입니다....
[베란다 텃밭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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