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옥치관리 일기 : 양악수술 핀제거수술 당일 일기
드디어 양악수술 후기를 시작해봅니다. 충치치료 - 치아교정 - 양악수술 - 치아교정 - 핀제거수술 - 치아교정 순서이나 핀제거 수술을 받은 것이 작년 설 무렵이라 기억이 좀 더 생생한 핀제거수술 후기부터 올려봅니다. 제가 수술할 때 다른 분들 후기를 샅샅이 찾아 읽으며 도움을 받았기에, 수술 후 상태 안 좋은 때를 올리는 것이 부끄러우나 정보로 공유해 봅니다.
핀제거수술 준비
핀제거 수술받기 전날, 여행가듯이 꼼꼼히 짐을 챙겼습니다. 짐이라고 해봤자 6개 정도 입니다.
목베개, 물티슈 작은거, 노트북 (영화 파일 들은거), 충전기, 녹즙, 마스크 (병원에서 주지만 겨울에 쓰고 다니는 것이 있어 챙김)
양악수술에 비하면 핀제거수술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나, 수술은 수술이라 마음이 상당히 심숭생숭했습니다. 일 이주 전부터 정리하고, 유언아닌 유언장도 정리해 놨습니다. 유언장이라고 해도 참 슬프게,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여기와 저기에 돈이 있으니 이 돈은 저 사람에게, 이 돈은 저 사람에게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지만 슬픔을 덜어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제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슬픔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길 빌면서요..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이 꽤나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수술 끝나고 집에 왔을 때 편히 쉴 수 있도록 집 정리를 했고요.
양악 핀제거수술 당일 아침 - 수술 준비
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타는데, 물 한 모금도 못 마시는 것이 고역입니다. 수술 전날 밤부터 아무 것도 못 먹고 12시 이후로는 물도 마실 수 없습니다.
수술 당일에 일찍 도착해서 근처 카페에서 차
한잔 기분좋게 마시며 여유를 즐기면 좋겠는데, 아무 것도 마실 수 없습니다. 꼭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셔야 여유인 것은 아니나,
물 조차 못 마시니 선택지가 확 줄어듭니다.
그나마 핀제거 수술하는 날은 10시까지 가면 되니 9시~10시 사이에 쇼핑도 할 수
있고 은행도 들를 수 있습니다. 양악수술 할 때는 아침 8시까지 가느라 6시에 일어나서 택시타고 갔었고, 문 연 곳도 없어
편의점만 들러서 갔습니다.
10시까지이나 9시 조금 넘어 도착해서 은행에서 돈 찾고, 간호사샘들 드릴 간식거리를 산 뒤, 수술 후 먹을 죽을 사러 갔는데 논현동 본죽은 10시 오픈이라 그냥 병원으로 갔습니다.
양악수술 받을 때 한 번 와 봐서 익숙합니다. 양악수술 받을 때는 엄마가 오셔서 2인실을 주셨고, 이번엔 1인실 입니다. TV, 냉장고, 잠금장치 있는 옷장이 있고, 수건, 붓기제거 연고 등 필요한 것이 바구니에 담겨 있습니다. 녹즙을 냉장고에 넣고, 환의로 갈아입고 환자 코스프레를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 멀쩡하다가도 환자복을 갈아입으면 바로 환자가 된 기분이 듭니다. 환자복 입고 시간이 남아 TV로 미우새 보면서 클클거리고 있었더니 실장님이 오셔서 바늘을 꽂아 주셨습니다.
굵은 바늘을 꽂습니다. 수술 받을 때 꽂는 바늘은 아픕니다. ㅠㅠ
수술실에 갈 때는 제 발로 링거 밀면서 걸어 가는데, 마취과 선생님의 하나 둘 셋 이후로 기억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저는 병실의 침대로 돌아와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어떻게 저를 들어서 옮기셨을까 의문입니다.
양악 핀제거수술 직후 (혐짤 주의)
마취가 깨지 않으면 숨을 못 쉬어서 위험하기 때문에 억지로 깨우십니다. 약에 취해서 비몽사몽, 정신이 없습니다.
눈이 안 떠져서 오만상을 쓰며 수술 직후 상태를 찍어 놓았습니다. 입술이 엄지손가락만큼 부어 있고, 테이프가 붙여져 있고, 얼음찜질팩도 대어져 있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머리까지 산발이라 더 불쌍해 보입니다.
핀제거 수술의 난이도는 양악수술과 비교하면 아주 쉽다고 합니다.
양악수술 >>>>>>>>>>>>>>>>> 핀제거수술
이렇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수술이고 전신마취 들어가는 것이라서 마음이 심숭생숭합니다. 주변에서도 당사자인 제가 겁낼까봐 말은 못하나 걱정을 합니다. 수술 잘 끝나고 살아있다고 연락을 합니다. 퇴원하라는 좋은 남친님. 남자식 걱정 표현인 듯 합니다.
수술 직후에 마취 기운 때문에 너무너무 자고 싶은데, 마취약이 완전히 빠질 때까지 절대 자면 안 됩니다. 12시 조금 넘어 수술이 끝났는데, 오후 3시까지 버티라고 하셨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다이하드도 보고 테레비도 봅니다. 마취 상태에서 보면 다 재미없습니다. 그저 자고 싶을 뿐...
오후 5시 핀제거수술 직후 식사
양악수술 핀제거 수술은 1박2일이고, 직후에 바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셔서 저의 야심찬 계획은 논현동 먹자골목을 거니는 것이었습니다. 논현동에서 1박2일 할 기회가 없으니 고심해서 메뉴를 골라 놓았습니다. 김태완스시에서 초밥먹고 탐앤탐스의 프레즐을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링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서 밖에 나갈 수 없었습니다. ㅠㅠ
수술 후 마취 풀리고 3시부터
물 마시고, 4시부터 배고파서 간호사샘께 나갔다 와도 되냐고 여쭤봤으나 수액을 계속 맞아야 해서 병원 밖으로 나갈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배고프다고 징징 거렸더니 배달을 시켜도 된다고 하셔서 배달 음식을 찾았습니다. 저는 배달 어플을 쓰지 않는 관계로
배달 어플 찾느라 한 시간 정도 검색을 하다가 그냥 그 가게로 전화를 해 봤더니 배달을 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뭣하러 한시간
동안 배달 어플 로그인없이 결제방법을 찾았는지...)
초밥도 시키고, 죽도 시켰습니다. 영화 보고 있으니 금방 배달이 되어 왔습니다. 테이프 칭칭 감은 상태로 링거 밀고 나가서 배달음식을 받았습니다. 몰골이 흉해 깜짝 놀라셨을텐데, 프로 배달러 답게 저와 눈 안 마주치고 아무 내색도 하지 않으시고 가셨습니다.
상 펴고, 노트북으로 영화 켜 놓고 먹을 준비를 했습니다. 벌써 쌩쌩하게 돌아다니고 만찬을 즐길 생각을 할 수 있던 것을 보면 핀제거수술의 부담이 적긴 적은 듯 합니다.
초밥 뿐 아니라 회도 시켰습니다. 핀제거 수술의 두려움을 먹방으로 승화하며...
죽도 꺼냈습니다. 죽은 2개 이상 시켜야 배달되서 2개 시켜서 하나만 먼저 꺼냈습니다. 초밥과 회는 굉장히 맛있었으나, 죽은 별로 였습니다. 꽃게죽 시켰는데, 닭죽 끓인 냄비를 헹구지도 않고 끓였는지 닭냄새가 나고 닭가슴살 쪼가리가 나와서 최악이었습니다.
5시 30분부터 먹기 시작해서 한 시간 정도 먹었습니다. 죽과 초밥은 클리어. 회는 몇 점 남겼습니다. 회는 너무 탱글탱글해서 수술 직후에 먹기는 좀 힘들었어요. 한참 녹여 먹어야 했습니다. 며칠 간 주스와 되직한 음료만 먹던 양악수술과 비교하면 천국입니다.
한참을 오물오물 포식을 한 뒤, 양악수술할 때 사 놓았던 어린이 칫솔로 양치도 싹싹 했습니다. 큐라덴 어린이 칫솔 아주 좋아요. 모량이 많아서 잘 닦입니다. 2주 후 교정치과에서 양치질 검사 받을 때 칭찬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밥 잘 먹고 양치도 하고, 잘 돌아다니고, 양악 핀 제거 수술은 빨리 회복될 것 같았습니다.
오후 7시, 11시 30분 빠른 경과
오후 7시. 벌써 입술의 붓기가 상당히 빠졌습니다. 테이프 사이로 터질듯 하던 살들도 가라앉고 있고요.
핀제거수술 당일 오후 11시 15분. 잘 먹고 잘 쉬고 했더니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붓기가 쭉쭉 빠져 신이 났습니다.
12시 30분, 7시, 11시 15분인데, 6시간 간격이 차이가 확확 나게 붓기가 가라앉았습니다. 이 때까지는 핀제거수술은 정말 덜 힘든 줄 알았습니다.
밤11시 20분, 2차 식사 야식
영화 틀어놓고 쪽잠 한숨 자다가 금방 깼습니다. 잠이 잘 안 옵니다. 잠이 안와서 멍하니 영화나 TV를 보는데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멀뚱히 놀다보니 또 배가 고파 11시쯤 또 먹었습니다.
야식으로 회 남은 것과 새 죽 하나를 꺼내 반 정도 먹었습니다. 시원하게 녹즙도 따라 마시고요. 수술 직후에 녹즙은 강추 입니다. 상큼하지만 톡 쏘지는 않고, 입 안을 개운하게 해주면서 쓰라리지도 않아 아주 좋습니다. 건강에도 좋고요.
핀제거 수술 받은 날이 하필 영하 13도 이하로 떨어지는 추운 날이라 병실 창문도 살짝 떨리고 스산한 느낌이었습니다. 히터 빵빵히 틀면 코가 막히고 히터 끄면 추워서 히터 켜고 가습기 같이 켜면서 밤을 보냈습니다. 코가 막히고 턱에서 계속 열이 나기 때문에 잠은 잘 못 잤습니다.
'옥체보존 > 옥치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악 핀제거 수술 후기, 핀제거후 일주일 ~ 2주일 일기 (2) | 2018.02.08 |
---|---|
양악수술 핀제거수술 붓기 일주일 간의 경과 (0) | 2018.02.07 |
양악 핀제거 다음날, 핀제거수술 2일째 퇴원 일기 (0) | 2018.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