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텃밭 화분 개미 퇴치 후기, 붕산 설탕 효과

개미때문에 망친 채소 키우기

올해 옥상 텃밭은 망했습니다. ㅠㅠ 작년과 재작년에는 씨앗을 뿌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쑥쑥 자라 한 달 정도면 다 컸던 것 같은데, 올해는 씨앗을 뿌리고 2주 후가 되어서야 간신히 싹이 났습니다. 그 이유가 개미 때문이라고는 생각 못하고, 옥상 스티로폼 화분에 개미가 자주 보이긴 하지만 괜찮겠거니 했습니다. 그러나 개미는 씨앗 발아도 잘 안 되게 만들고, 싹도 죽게 만들고, 험난한 환경 속에서 간신히 자란 채소도 망쳤습니다. ㅠㅠ

큰 밭이라면 과감히 바로 개미약을 놓았을 텐데, 제 경우는 아주 고민이었습니다. 쪼그만 화분 속에 개미집이 생겼는데 개미약을 놓으면 개미들이 약을 먹고 화분 속에서 죽게 됩니다. 그러면 개미약에 오염된 채소를 먹게 되는 상황이라, 제가 놓은 개미약을 간접적으로 다시 먹게 될까봐 개미약을 놓지 않고 버텨보았습니다. 개미가 싫어한다는 목초액도 섞어서 뿌려보고, 대놓고 흙에 뿌려주기도 했으나, 하루가 다르게 개미가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개미가 만든 45일의 옥상 텃밭 상태

루꼴라 화분


45일 자란 루꼴라가 이 모양 입니다. 대부분 죽고 간신히 살아 남은 아이들은 개미 등살에 못이겨 빨리 꽃대를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루꼴라 잎파리 한 장도 못 먹었어요 ㅠㅠ 개미가 식물 뿌리 쪽에 생기면 뿌리쪽이 둥글게 솟아 올라온다는데 루꼴라 화분의 상태가 다 그랬습니다.


루꼴라 상태


2번째 루꼴라 화분은 다 죽고, 그 자리에 바질이 자라고 있습니다. 작년에 바질 꽃 피었을 때 꺽어서 이 화분 저 화분에 넣었는데 그 씨앗이 올해 자랐어요. 루꼴라 키우기는 실패.


깻잎 키우기


개미가 들끓는 루꼴라 옆의 깻잎 화분도 함께 망했습니다. 처음에 깻잎은 잘 자라길래 개미가 깻잎은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깻잎은 다른 벌레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요. 초반엔 잘 자랐으나, 어느날부터 시커멓게 죽어가서 이 꼴이 되었습니다. 겨자채잎도 완전히 망했고요.

이 가운데, 뜬금없이 작년에 꺽어 버렸던 바질 꽃대에서 나온 씨앗들이 자라 바질 화분이 하나 근사하게 자라났습니다.


바질 키우기


무성히 잘 자라고 있는 바질 입니다.


애플민트 키우기


겨울을 이기고 다시 자라난 강인한 애플민트이나, 이 이상은 잘 자라지 않았습니다.


깻잎 키우기


루꼴라 옆의 깻잎은 망했으나,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깻잎 씨앗이 들어갔는지 깻잎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루꼴라와 겨자채를 먹어보려고 개미약을 안 치고 버텼으나, 결과적으로 텃밭 화분이 싹 망한 상황이라, 남은 채소들이라도 지키기 위해 개미약을 놓기로 했습니다.



붕산 설탕 개미퇴치제 효과

예전에 개미집스인가 하는 개미약을 써 보니 효과가 좋았는데, 다 쓰고 없었어요. 사와서 안 쓰고 그냥 있는 붕산만 있어서 붕산을 이용했습니다. 마지막까지 찝찝해서 붕산 먹으면 사람이 죽는지, 사람에게 얼마나 해로운지, 토양이 얼마나 오염되는지 등을 찾아보니, 아주 소량의 붕산은 토양에 영양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인체에 이롭진 않지만 크게 해가 되지는 않는다고 하고요. 그 말을 믿으며 붕산으로 개미퇴치제를 만들었습니다.


붕산 개미


붕산은 고운 하얀색 가루였습니다. 먼저 버리려고 했던 계란판 플라스틱 껍질을 두 칸 잘라서 설탕을 넣고 물을 부어 섞었습니다. 일회용 빨대로 휘적휘적 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위에 붕산 가루를 톡톡 얹었습니다.


붕산 개미약


까만 액체 위에 슈가파우더처럼 뿌려져서 설탕과 잘 섞이지 않았습니다. 몇 번 더 섞은 뒤 밖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붕산 개미퇴치 효과


잠시 후 보니 개미들이 줄을 지어 달려들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나가보니, 징그러울 정도로 늘어났던 개미가 이제는 한 마리 정도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튿날이 되자 더 이상 개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개미가 한 번 생기면 늘어날 뿐 줄어들지 않으니 초기에 손을 써야했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렇게 올해는 루꼴라 한 번, 겨자채 한 번 못 먹고 옥상 텃밭이 일단락되었습니다. 남은 바질이 무럭무럭 자라서 바질 페스토라도 한 번 해 먹을 수 있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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