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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밥집, 줄서서 먹는 보람있는 남양주 맛집

· 댓글개 · 라라윈

남양주 김삿갓 밥집 보리밥 정식

몇 년 전부터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김삿갓 밥집에 드디어 가보았습니다. 서울에서 남양주 들어오는 길에 있는 밥집인데 평일이나 주말이나 늘 차들이 즐비해서 궁금했습니다. 게다가 후기를 보니 1만원대의 25첩 반상, 30첩 반상이 아주 먹음직스러워 보였어요. 하지만 이 집은 1인분은 판매를 하지 않는 곳이라 같이 갈 분을 꼬시는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드디어 김삿갓 밥집에 왔습니다. 11시 30분부터 영업 시작이라 길을 약간 돌아 딱 11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이미 차가 꽉 차있었습니다.


김삿갓밥집


음식점 앞에는 줄도 있었고요.... 친구는 바로 줄 서러 가고, 저는 주차를 했어요.


김삿갓밥집 주차장


김삿갓밥집 주차장이 굉장히 넓은데 빈 자리가 보이지 않아 당황했습니다. 안 쪽으로 들어가보니 끝에 자리 하나가 남아 있길래 주차를 하고 왔습니다.



줄서서 먹는 맛집의 위엄 (feat. 찬호박 스타일 안내문)

음식점 입구에 와보니 줄 서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문이 깨알같이 붙어 있었습니다.


줄서서 먹는 맛집


메뉴판이 붙어있고, 왜 줄을 서게 되었는지 사정도 설명이 되어 있고, 여기부터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지도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중간에 번호표를 교부해 보기도 했는데, 번호표만 받아놓고 일보러 가기도 하고, 100대가 들어가는 주차장이 꽉 찬 후 국도까지 불법주차를 해서 민원과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깨알 안내문에는 안 쓰여있지만, 번호표를 주면 실컷 놀다 와서는 번호 지났으니 들여보내 달라고 화 내는 분들도 많았겠죠... 부르면 없고... 이런 사정으로 인해 다시금 줄 서는 방식을 쓸 수 밖에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김삿갓밥집 대기시간


여기서부터 약 1시간 이상이라는 안내판을 보고 피식 웃고 지나쳤는데, "이상"을 주의깊게 봤어야 합니다...


김삿갓 밥집 기다리는 시간


저는 바로 30분 대기라는 곳까지 왔고, 곳 유리문 앞까지 갔습니다. 이 때만 해도 금방 들어갈 줄 알고 주변 풍경도 찍고 여유가 있었습니다.


김삿갓밥집 입구


저야 남양주 집 근처라 그다지 드라이브가 아니었으나, 서울에서 오면 40분에서 1시간 가량 걸릴 터라, 서울 근교 드라이브 맛집으로도 좋은 위치입니다. 교외의 맛집처럼 풀과 조형물들이 많이 있어요. 이렇게 사진 찍으며 기분 좋던 순간 안내가 나왔습니다. 줄 서 있는 동안 계속해서 사장님이 안내 멘트를 해주십니다.


"방금 전에 입장한 손님까지 테이블이 꽉 찼습니다. 저희는 찬이 많고 반찬을 계속 리필해 드리기 때문에 식사 하시는데 4~50분 가량 걸리십니다. 그래서 지금 기다리시는 손님은 최소 4~50분 기다리셔야 합니다. 대기를 한 번 더 심사숙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다리시게 해서 죄송합니다."


엄.... 길만 안 돌았어도 딱 들어가는건데... 10분 늦은 바람에 40분을 더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친구는 길만 안 헤맸어도 우리까지 들어가는거였다며 무척 아쉬워했습니다. 네 팀 앞에서 끊겼거든요. 잠시 후 사장님이 나오셔서 기다릴 것인지 몇 명인지 묻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다릴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은지 재차 물으십니다. 집에서 가깝기는 하지만 여기에 오는 것이 쉽지는 않았기 때문에 기다렸습니다.


중간 중간 사장님이 계속 멘트를 해 주십니다. 몇 분 정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은지, 보통 식사하시는데 4~50분 정도 걸리고, 한 팀이 나가기 시작하면 2~3분 간격으로 나가신다는 경험에 기반한 정보를 주십니다. 반찬 리필도 안내를 해주시고, 기다리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는 사과도 잊지 않으십니다. 대신 기다림이 나가는 순간에는 만족감으로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모시겠다는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사장님 스타일이 상당히 친절하셔서인지 대기줄 주변은 거의 안내문 지옥 수준이었습니다. 투머치 친절한 안내문들이....


채식 한정식


풀때기 위주 밥상이라 젓가락이 방황할 수 있다는 안내가 곳곳에 있습니다. 실제로 정식을 주문하지 않을 경우 생선구이 외에 고기가 없었습니다. 채식하시는 분들도 맘껏 즐길 수 있는 채식 만찬이었어요.


김삿갓밥집 영업시간


김삿갓 밥집은 저녁 장사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영업시간이 11시 30분부터 6시이나 마지막 주문이 5시입니다.

삿갓내외라고 지칭하시는 사장님 내외분의 아이가 네 명이신가봐요. 새벽부터 나와서 일을 하다보니 힘들어서 저녁 장사는 하지 않고, 11시 30분에 시작해서 쉬는 시간 없이 6시까지 쭉 영업한다고 하십니다. 애매한 낮 시간에도 손님이 있을지 갸우뚱했으나 밥 먹고 나오면서 줄 서 있는 분들을 보니 손님이 끊이지 않을 듯 합니다.


안내문 지옥


안내문 지옥 ㅋㅋㅋㅋㅋㅋ 정말 곳곳에 안내문이 깨알같이 따닥따닥 붙어 있어요. 김삿갓 밥집 가격 인상의 역사, 후식 안내, 참기름과 들기름 종류 등등 엄청 친절합니다. 휴무 안내도 있는데 매주 월요일 휴무라고 합니다.


김삿갓밥집 웨이팅


줄 서는 방법도 안내가 되어 있고, 계단 아래부터 서있어 달라고 안내가 되어 있습니다. 출입구가 하나로 이 문으로 손님들이 나오기 때문에 문 앞에 서 있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김삿갓밥집 출입문


출입문도 역시 안내문 지옥 ㅋㅋㅋㅋㅋ 전 무척 재미있었는데 박찬호 스타일의 수다스러운 친절함에 대해 호불호는 있는 듯 합니다.


예상 대기시간


예상 대기시간이 적혀 있는데, 그다지 잘 맞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와 제 앞의 네 팀, 제 뒤의 여러 팀처럼 한 번 테이블이 꽉 찬 상태이면 앞에 네 팀 밖에 없었어도 40분 이상 기다려야 합니다.



김삿갓 밥집 보리밥 정식

드디어 제 차례가 되었고, 사장님 표현을 빌리면 '숲속 뷰' 좌석으로 안내가 되었습니다. 숲속뷰와 마운틴뷰가 있습니다.


김삿갓밥집 숲속뷰 좌석


창밖에도 아기자기 많은 것들이 놓여 있습니다.


김삿갓 메뉴


자리를 바꾸면 안되고, 메뉴를 바꿀 수도 없습니다. 사실 그다지 바꿀 것도 없습니다. 메뉴는 달랑 4개거든요.


삿갓밥상 (기본 25첩 반상)

보리밥(밥만 양푼 보리밥으로 바뀐 것)

삿갓 정식 (보쌈 추가)

보리밥 정식(밥이 양푼 보리밥이고 보쌈 추가)


저희는 보리밥 정식을 시켰습니다. 이미 기다리는 동안 안내문 지옥에서 메뉴를 골라놨기 때문에 자리에 앉으면서 바로 주문을 했어요. 음식 나오는 속도는 아주 빨랐습니다.


김삿갓밥집 보리밥 정식


상이 꽉 찰 것 같아, 물병이나 핸드폰은 미리 치워놨는데도 반찬을 다 올려놓지 못해 일부는 포개 놓았습니다. 정말 푸짐합니다. 수 많은 나물, 콩고기, 전 등이 있고, 비엔나 소세지, 오뎅 같은 아기 반찬도 있습니다.


김삿갓밥집 보쌈


보쌈은 한약 넣고 잘 삶은 고기였습니다. 반찬이 하나 하나 맛있었는데, 접시를 깨끗하게 비워버리면 나물 이름을 몰라서 리필을 할 수 없었어요. 맛있는 반찬이 있고 리필해서 먹고 싶으면 한 점씩은 남겨둬야 합니다. 이거 주세요. 할 수 있도록...

맛있는 나물이 굉장히 많았어요. 제가 나물 이름에 무지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손님이 엄청 많은데도 일하시는 분들이 친절하셔서 리필도 빨리 해주시고 친절하게 말도 걸어 주셨어요.


친구는 밥 추가해서 먹었는데 여기 공기밥은 꾹꾹 눌러담은 양이 많은 공기밥이었습니다. 먹다 보니 배가 어마어마하게 불러왔어요. 반찬이 워낙 많아 한 점씩 맛 보다가 배불러지는 느낌이었어요.


남양주 채식 맛집


흔한 연두부, 콘샐러드, 미역줄기만 약간 남기고 나머지 반찬은 흡입하듯 싹 먹었습니다. 아주 맛있었어요. 후식으로 식혜와 커피가 있는데 식혜도 아주 맛있었습니다. 음식을 다 직접 하신다고 하는데, 딱 집에서 만든 그런 맛이었어요. 제 입에는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밖과 안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어서 안에서 밥 먹을 때는 시간을 잊게 됩니다. 바깥에 사람 기다린다고 부담 주지 않습니다. 손님이 나가면 재빨리 정리를 하시긴 하나, 부담스럽게 회전을 시키지 않아서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손님이 좀 줄었나봐' 라는 생각을 할만큼 안 쪽은 여유롭게 먹을 수 있는 편한 분위기 여서 더 좋았습니다. 느긋하게 먹고 나와보니 1시 반인데도 아직 사람들 줄이 늘어서 있었어요....


나중에 부모님과 이모 모시고 오고 싶은 맛집이었어요. 음식이 맛있고 깔끔해서 아주 좋아하실 것 같아요. 게다가 가격도 보리밥 1만원, 보쌈 추가하면 1만 5천원이라 가성비도 좋습니다.



뱃살운동 zone

야외에 짧은 산책로가 있는데 뱃살빼기 운동 존이 있습니다. 어디에 끼이는지 보는 거에요. 재미삼아 만드신 것 같은데 정말 재미있습니다.


뱃살운동


뱃살 때문에 지나가기가 힘들기도 하고, 어깨 때문에 걸리기도 하고요. 나무 막대기 몇 개가 사람을 참 즐겁게 해줍니다.

밥 잘 먹고 나와서 나무 사이에 낑끼며 꺌꺌대고 나니 아무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이후에 뭐가 하고 싶다, 어디 가고 싶다 하는 생각이 없이 무념무상 같은 상태였습니다.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저녁이 되었는데 여전히 배가 불러서 밥 생각이 없었어요. 보통은 밖에서 백반 먹으면 금방 허한데, 엄마가 차려준 푸짐한 한 상 먹은 것처럼 든든했어요.

재방문 의사 100% 입니다. 다음에는 11시까지 갈거에요.



상호  김삿갓밥집

위치  남양주 평내동 근처 (서울에서 남양주 들어오는 방향)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360-1

전화  031-559-9188

주차  무료. 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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