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다과 일기 : 실망스러운 에디오피아 벳 핸드드립 커피 - 춘천 지하철 여행 실패기
- 춘천 원조 닭불고기, 초심 잃은 유명 맛집 - 춘천 지하철 여행 실패기
춘천 원조 닭불고기에서 불편하게 밥을 먹고 나서, 공지천 에디오피아 벳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1km 남짓이라 산책 삼아, 어차피 춘천 지하철 여행 온것이니 구경도 할 겸 산들 산들 걸어갔어요. 그런데 가는 길이 무지무지하게 뜨겁고 덥기만 할 뿐 별로 볼 것이 없었습니다.
독특한 모양의 에디오피아 참전 용사의 집이 보이고, 그 뒤에 보이는 빨간 지붕이 에디오피아 벳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 입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원조 에디오피아 벳이 아니라 클래식 이디오피아에 낚여 아랫층으로 갔었어요.
- 이디오피아의 집 vs 클래식 이디오피아, 진짜 원조 로스팅 카페는?
제가 갔던 곳이 원조가 아니란 것을 알고 난 뒤에 너무 아쉬워서 꼭 원조 이디오피아의 집에 다시 오리라 했었는데, 드디어 왔습니다.
이디오피아의 집 로스팅 카페
오른쪽 이디오피아의 집이 이디오피아 국왕에게 하사받은 커피로 시작한 오랜 전통이 있는 카페 이고, 왼쪽은 4년 전에 사장님 언니가 시작한 카페 입니다. 오른쪽 원조 로스팅 카페에 갔습니다.
우선 가격에 깜짝 놀랐습니다. 하라르 핸드드립 커피 한 잔에 12,000원, 시다모 핸드 드립 커피 한 잔에 10,000원 입니다. 예전에는 핸드드립 커피 가격이 7~8천원이라 무난하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비싸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울에도 핸드드립 카페 많은데......
공지천 물을 바라보는 전망은 나쁘지 않습니다. 물이 더럽기는 하나, 잔잔히 흘러가는 물과 그 위에서 오리 배 타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는 좋아요. 다만 에어컨을 켜주지도 않고, 선풍기도 안 켜주고 그저 문만 열어줘서 좀 더웠습니다.
진동벨이 울리면 커피를 받아 옵니다. 한 잔에 만 원이 넘는 커피를 마시는데, 카운터 가서 받아오니 뭔가 저렴한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는 기분이 들기 시작합니다. 좀 더 놀란 것은 커피 향이 없어서 였습니다.
잔을 들어 올리는 순간 커피 향이 진동하리라 생각했는데, 향이 약합니다. 유리알 구르는 듯한 감촉이 나는 것도 아니고요.
커피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한 입 맛보는 순간 이 커피는 다르다 싶은 집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좋은 핸드드립 커피는 유리알 구르는 듯한 부드러운 질감과 코를 행복하게 해주는 향, 묘하게 혀에 남는 이런 저런 맛들이 있는 커피였습니다.
이 커피는 향은 없고 그냥 써요. 이게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뭣 때문에 춘천까지 와서 이디오피아 벳 커피를 먹겠다고 1km 넘게 걸어왔나 하는 후회가 되었습니다.
이디오피아 국왕의 흔적
나오는 길에 보니 1968년부터의 흔적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관광 삼아 사진 찍고 기념하기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닭 불고기 맛 없어, 커피 맛 없어, 더운데 선풍기도 안 켜줘서 힘들어... 의자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생겼습니다.
저는 여기 커피 마시러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아요.
상호 이디오피아 벳 (이디오피아의 집)
위치 춘천 공지천 근처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 371-3)
전화 033-252-6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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