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옥체관리 일기 : 아침조깅 첫날, 피곤하고 힘들거라는 예상과는 달랐던 아침운동 효과
아침 조깅 시도 첫날. 나가려고 옷 다 입고 운동화에 발을 끼우기 직전에 폭우가 쏟아졌다. 옷 까지 다 입었는데 뭔가 억울해, 집에서 줄넘기 세 번 돌려보다 아침부터 민폐일 것 같아 그만두었다.
아침 조깅 시도 둘째날. 옷입고 줄넘기 챙겨서 나섰다. 집 입구에서는 보슬비였는데, 역 앞 광장에서 점점 빗발이 거세졌다.
기왕 나왔으니까, 그리고 하도 오랜만이라 줄넘기 세 번은 할 수 있을까 싶어 돌려보니, 첫 번째에 30개 정도 했다. 어디선가 운동은 3세트라고 주워 들은 기억이 나서, 30개씩 두 세트 더 하려 했으나, 30번, 30번, 27번인가 하니 숨이 차 오르고 허벅지가 아프고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놀라운 저질체력이다. 정말 운동을 아주 오래 안 하긴 한 모양이다. 줄넘기 약 90번 한 걸로 이런 걸 보니...
조깅은 못하고, 바람막이만 적셔서 집에 돌아왔다. 신기한 것은 고작 줄넘기 90개 정도 하고 숨이 가빴던 것 만으로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숨이 턱 가빠오르는 순간에 운동 했을때 뿜어진다는 호르몬인지 뭔지가 나오는건지, 기분이 좋아졌다.
아침 조깅 시도 셋째날. 새벽에 비가 쏟아지길래 또 틀렸다고 생각했는데 날이 개었다. 줄넘기 25번씩 3세트 하고 가볍게 뛰어보기 시작했다. 드디어 도전한지 3일만에 아침조깅을 시작하게 되었다. 어쩌면 첫날, 둘째날, 비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아 오기로 더 뛰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침 달리기 첫날. 4분 57초, 530m
아침 조깅 첫날,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 엔코몬도 어플 확인해 보니 아직 5분도 안 지나서 깜짝 놀랐다.
엄청 오래 뛴 것 같은데, 아직 5분도 안
지났다고? 게다가 거리도 이제 겨우 500미터 정도였다. 100미터 정도 더 뛴 뒤에 멈췄다.
경춘선자전거산책로에서 조깅을 하게 될 줄이야...
사진 한장 찍고 돌아 올때는 걸어왔는데, 터덜터덜 걷기 시작하자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돌아와 가볍게 샤워를 하고 나니 무척 홀가분했다.
워낙 저질체력이라 아침 운동은 상상만 해도 피곤했다. 아침
운동하고 하루를 시작하면 종일 피곤할 것 같고, 축 늘어질 것 같고, 아무튼 진 빠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가벼운
아침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했더니 몸이 데워지면서 예열이 빠르게 된 느낌이었다. 뭔가 하고 싶고, 몸이 가뿐하고 잠도 확 깨고,
기분이 좋아진다. 조증 상태가 되어 신나서 후기를 적고 있었다. (이건 당일에 적은 것)
아침 조깅 2일차, 4분 31초, 580m
둘째날. 신기하게도 다리 찢기 한 것처럼 가랑이가 아팠다. 워낙 근육을 안 써서 그런가보다. 신기하게 5분만에 기분은 굉장히 좋아졌다. 운동 엔돌핀이 뿜어져 나오는건지 숨이 턱 차는 그 순간에 기분이 굉장히 좋아진다.
김재훈 책임님께서 페이스북으로 초반에는 한 번에 뛸 수 있는 거리에 익숙해질때까지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는 꿀팁을 주셔서 어제와 같은 거리만큼 간 뒤에 돌아왔다.
아침 달리기 3일차 3분 38초, 470m
셋째날은 조금 뛰자 옆구리도 아프고 (밥 먹고 뛴 것도 아닌데, 밥먹고 뛸 때 옆구리 아픈 것처럼 아픔) 다리도 무겁고 힘들었다. 하지만 살살 뛰어서 대략 500미터 정도 맞추고 돌아왔다.
토요일 아침인데 벌써부터 장비 갖추고 자전거 타는 분들이 많았다. 난 집 앞에서 뛰는거라지만, 저분들은 여기까지 이 시간에 왔으면 대체 집에서 몇 시에 나오신걸까? 새벽 6시?
비와서 하루 쉼
아침달리기 4일차. 5분 12초. 740m
집부터 뛰기 시작했고, 조금 더 뛰었더니 500미터를 훌쩍 넘겼다. 하루 쉰 덕분일까, 더 가뿐하게 뛰었다.
아침조깅5일차. 3분 41초. 570m
마석방향으로는 700미터도 넘게 가뿐하게 뛸 수 있길래, 익숙한 마석방향 경춘선자전거산책로 대신 반대 방향으로 뛰어 보았다. 평내호평역 방향으로 뛰어보니 훨씬 힘들었다. 쭉 뻗은 일직선 아스팔트길에 언덕이 계속 나와 지루하고 고됐다. 날이 너무 뜨겁기도 했고.
간신히 500미터 넘겨 뛰고 돌아올 때는 터덜터덜 걸어왔다.
달리기6일차. 레인코트 입고 아침 조깅. 3분 18초. 500m
이 날도 평내호평 방향으로 달렸다. 비가 오고, 언덕이 힘들고, 조금만 달리고 돌아왔다.
다행히 쪼금 달린 것 같았는데도 500m가 되어 행복했다.
레인코트를 입고 처음 뛰어 보았다. (▶︎지오다노 레인코트 방수 잘 될까? 방수테스트 & 비오는날 달리기 착용기 )
잠옷 위에 레인코트만 입고 뛰었더니, 팔 부분이 쩍쩍 달라붙어 불쾌했다. 방수는 잘 되는 것 같은데 습하고 더운 느낌이었다. 달리기를 하니 땀이 나서, 맨살에 쩍쩍 달라붙는 느낌이 아주 별로다.
달리는 동안 앞으로 구름낀 산 풍경이 기가 막혔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구름낀 산도 장관이었다. 마치 구름이 하늘로 승천하는 것 같았다.
아침달리기 7일차. 6분 9초. 820m
이 날도 비가 왔다. 전날 반팔에 레인코트 입으면 쩍쩍 들러붙는다는 것에서 교훈을 얻어, 긴팔티와 반바지를 입고 레인코트를 걸치고 나갔다. 히트텍에 레인코트 입었더니 쾌적하고 좋았다. 이 날은 다시 마석 방향으로 뛰었다. 밭도 있고, 가게도 있고, 변화가 좀 더 잦은 길이 재미나다.
기분이 좋아서일까, 조금 뛰었는데 800미터가 넘었다. 워낙 운동을 안해서, 조금만 더 뛰면, 최장거리라면서 엔도몬도 어플에 트로피 표시가 나온다. 기분 좋게 룰루랄라 집으로.
아침달리기 8일차, 6분 22초, 870미터
오늘은 해가 쨍하다. 7시 조금 넘어서 나갔는데, 남양주에 산 이래로 가장 많은 사람을 보았다. 이 근방에 사는 사람들의 출근시간이 7시대였나보다. 차가 많아서 매연 냄새도 안 좋고, 앞 뒤로 담배피우며 지나는 사람들 담배연기도 있어 운동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이 시간대에는 사람이 적은 쪽으로 가는게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어제에 이어 다시 기록갱신을 했다. 신기하게 몸도 무척 가뿐했다. 땀도 덜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낯선 터널로 빙 돌아 걸어왔다. 낯선 방향에서 보니 뒷산도 새롭게 보였다.
자연이 그리는 수묵화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아침운동의 보너스 중 하나다.
아침운동 일주일 효과
사소한 것에도 너무 짜증이 나고, 위장기능이 떨어져서 두통이 오는 것 때문에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우선 짜증은 확실히 줄었다. 그냥 기분이 좋다.
상상할 때는 아침에 운동하면 춥고 스산하고 피곤하고 힘들 것 같았다. 아침운동을 해 본 것은 중학교때 아침 수영 한 달, 성인이 되어서 아침 수영 잠깐 한 정도가 전부인데, 아침에 나가기도 싫고 닭살 돋은 채로 수영장 샤워실에 들어가던 별로 안 좋은 기억만 있다.
달리기는 준비물 없이 달랑 핸드폰 하나만 챙겨서 (이어폰도 안 가지고 나간다. 엔도몬도 어플 아니면 핸드폰도 놓고가면 가뿐할 것 같다) 나가니 간편하다. 저질체력이라 5분 정도 밖에 못 뛰니까, 5분 뛰고 10분~15분 정도 걸어서 돌아오면 20여분 남짓 걸리고, 샤워 10분 해도 30분이면 끝나 시간적으로도 부담이 적어 좋았다.
가장 신기한 것은, 피곤하지가 않고 컨디션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점이다. 일주일 동안 아침 능률이 올라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가장 긍정적인 아침운동 효과는 내 스스로가 대견하게 느껴지고 뿌듯하다는 것이다. 내가 아침운동을 꾸준히 일주일이나 해내다니...! 너무 기특하고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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