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왈츠와 닥터만, 북한강을 보며 즐기는 고급진 음식

· 댓글개 · 라라윈

북한강 드라이브를 자주 온다면 곳곳에서 왈츠와 닥터만 커피박물관 표지를 볼 수 있는 그 곳 입니다. 처음에는 커피박물관이 궁금해 한 번 들렀고, 사장님이 커피에 미쳐 한국에서 커피를 재배하겠다는 일념으로 농학박사까지 하셨다는 집념에 놀라고, 갖은 수집품에 놀라고, 다소 비싼 가격에 놀랐습니다. 커피 가격이 18,000원대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배인도 계시고 경양식집(?)처럼 코스 요리를 파는데 그 또한 가격이 그리 싸진 않아서 이런 곳에서 이런 가격을 이라며 갸웃거렸습니다. 그러다 생일날 와 본 이후로는 바로 팬이 되었습니다. 이 가격 받고 유지가 되시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고요.

 

 

북한강 바로 옆의 성 같은 근사한 건물입니다. 정면에 보이는 입구가 커피박물관 가는 입구이고, 오른쪽의 짧은 보도블럭 꽃길로 들어가면 카페와 레스토랑입니다. 지난 번에는 예약을 하지 않고 와서 창가 자리에 못 앉았는데, 이 날은 평일 오후 2시경에 갔더니 창가에 자리가 있었습니다. 럭키. 

 

하얀 테이블보, 빨간 쿠션, 나무 장식. 그리고 계속 흐르는 클래식 음악. 고풍스럽습니다. 이 곳은 지배인이 계시고, 바리스타겸 홀을 담당하시는 직원도 호텔 직원 같은 느낌을 주십니다. 아주 친절하고 전문성이 느껴집니다. 

 

런치 코스요리를 주문하자, 테이블 세팅을 해주십니다. 

 

저는 술을 못 마셔서 논알콜 레드 와인을 골랐습니다. 포도주스와는 달리 달지 않고 깔끔해 음식과 함께 먹기 좋았습니다.  

 

가리비와 새우 에피타이저 입니다. 새콤달콤 맛있습니다. 

 

에스카르고 (달팽이)를 올린 양송이 스프 입니다. 진하고 맛있습니다. 이 때부터 감동이 시작되는데, 저 빵은 좋은 밀가루로 여기서 직접 만들어 구어 주신 것 입니다. 따끈하고 아주 맛있습니다. 버터도 좋은 버터였고,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도 훌륭합니다.

 

샐러드 입니다. 카프레제 샐러드를 재해석한 것이라고 합니다. 치즈도 여기서 직접 만드셨다고 합니다. 빵도 직접, 치즈도 직접? 이라며 놀라다 보면, 계속해서 '직접 만든'의 향연이 이어졌습니다. 보들보들한 치즈, 적당한 크기로 썬 토마토와 야채들, 바질 소스가 잘 어울립니다.  

 

제가 고른 안심스테이크와 왕새우 입니다. 미디움 웰던으로 부탁드렸고, 기가 막히게 딱 맞게 구워 주셨는데 그럼에도 혹시 맘에 안 드는 분이 계실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인지 옆에 달군 돌을 함께 주십니다. 조금 더 익혀 먹고 싶으면 돌 위에 얹어 구워 먹으라고요. 재미삼아 작은 조각 하나 얹어 봤는데, 이미 고기 굽기가 너무 완벽해서 불판돌은 필요 없었습니다. 

간도 너무 좋은데, 옆의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괴로웠습니다. 머스터드에 허브를 잘게 다져 넣으셨는데 그 조합이 기가 막혔어요. 나중에 여쭤보니 애플민트를 잘게 다지신거라고 합니다. 집에 가서 따라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소금도 너무 맛있는데, 말돈 소금에 강황과 여러 가지 허브를 섞으신 거라고 합니다. 두 가지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고기는 고기대로 먹고 소스를 따로 그냥 떠 먹었어요. (저 짠거 싫어하는데, 소스가 너무 맛있어서 괴로웠어요.. 왜 간이 기가 막힌 상태에서 너무 맛있는 소스를 더 주시나요 ㅠㅠ)

찐 감자 위에 얹은 요거트도 '직접 만든' 수제 요거트라고 합니다. 주방장님 많이 바쁘실 듯 합니다. 다 직접...

 

딸기 샤베트 입니다. 딸기 맛이 응축된 맛 입니다. 아래에는 묽게 요거트와 아이스크림이 살짝 깔려 있습니다. 음식 서브 속도도 아주 좋습니다. 멀리서 제가 먹는 것을 보고 있다가 식기를 내려 놓고 강 보기 시작하면 딱 맞춰 다음 요리를 가져다 주십니다.

 

마지막으로 이 곳의 시그니처 커피! 커피 박물관까지 있는 곳 답게 커피 맛은 아름답습니다. 이제 정말 창 밖의 풍경을 음미하며 여유를 부립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북한강, 산, 산책로를 오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평온해집니다. 아름다운 커피에 아름다운 음악까지.. 세상 행복합니다. 식사 후 나와서 북한강 산책로를 거닐어도 좋습니다. 산책로로 이어지는 입구가 바로 옆에 있습니다.  

 

산책로에서 보면 더욱 성 같습니다. 

 

잠시 소화 시킬 겸 강을 바라보고 거닐다 돌아왔습니다. 여기에 3대진미 코스도 있던데, 다음엔 그 코스를 한 번 시도해 볼까 합니다. 이렇게 모두 '직접 만들어서' 내어주시는 곳이라, 3대 진미도 자부심을 갖고 만들어 주실 것 같아서요. 행복한 나들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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