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대만족하신 경복궁 한정식 코스요리
엄마 생신을 맞아 경복궁 한정식에 갔습니다. 조금 일찍 저녁을 먹을까 하고 전화했으나, 5시까지 휴식시간이라고 합니다. 5시에 예약하고 시간 맞춰 방문했습니다. 1인당 55,000원짜리 양념갈비 코스를 먹었습니다.
상차림
예약하고 갔더니 편안한 방으로 안내해 주었습니다. 신발 벗지 않는 테이블이라 좋았어요. 생신이라고 말씀드리면 현수막 걸어준다는 후기를 봤는데, 생신이라 말씀드렸는데 제가 제대로 강조하지 않아서인지 현수막은 없었습니다.
자리에는 컵, 앞접시, 유기 숟가락, 젓가락, 무릎에 얹고 식사할 수 있는 큰 휴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양념갈비 코스
먼저 칼칼하고 시원한 물김치와 달달한 흑임자죽이 나왔습니다. 물김치는 칼칼하면서 감칠맛이 있어 좋았는데, 흑임자죽이 약간 달큰해서, 혹시 이 집 음식 단 것은 아닐지 걱정했는데 흑임자죽 외에는 그리 단 것이 없었습니다.
가운데 소라에 드라이 아이스를 넣어 연기 폴폴 나는 근사한 회가 식탁 중앙에 놓여졌습니다. 회가 맛있기도 하고, 드라이아이스의 시각적 효과도 상당했습니다.
잠시 후 야채 무쌈, 삼채 무침, 코다리회무침(가자미식혜)이 나왔는데 하나 하나 다 맛있었습니다. 삼채는 유자소스에 상큼하면서 담백 고소한 맛이었고, 가자미식혜는 홍어회무침과 비슷한 듯 하면서도 좀 더 부드럽고 감칠맛이 나서 젓가락을 끌어 당겼습니다. 굉장히 맛있게 먹었어요.
익힌 토마토와 샐러드도 맛있었습니다. 최근에 엄마 아빠가 삶은 토마토에 꽂히셔서 몇 달간 토마토 삶아서 드셨었대요. 익숙한 메뉴라며 반가워하셨습니다. 같은 식구라 그런지 부모님과 따로 살고 있어도, 저도 토마토 좋아해서 한 박스씩 사거 생으로도 먹고 익혀서도 먹다보니 이 음식은 친숙했습니다. 집에서 쉽게 해먹기 어려운 음식 먼저 먹느라 약간 뒷전으로 밀렸던 접시였어요.
한정식집에서 흔히 나오는 탕평채 입니다. 고소하고 담백하게 묻혀서 맛이 좋았습니다. 옆에 얹은 호박, 무채 등과의 궁합이 좋았어요. 넘 맛있게 뚝딱 먹었더니 한 접시 더 가져다 주셔서 맛있게 더 먹었습니다.
백김치는 맛이 괜찮을 뿐 아니라, 접시와 모양이 참 예뻤습니다. 속안에 파프리카를 썰어 넣고 말아서 참 예뻤어요. 백김치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어요. 전반적으로 음식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맛이 좋아서 기분 좋게 먹었습니다.
갈비 코스
경복궁 한정식의 특색인 숯불갈비 차례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경복궁 한정식에서 먹었을 때는 고기가 맛있기는 하나 양이 너무 적어 감질났던 기억이 있습니다. 엄마 생신날이니 부족하면 더 시킬 생각을 하고 숯불갈비 코스를 맞이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장아찌와 함께 나물 무침이 나왔습니다. 명이나물 옆에 누에고치같이 생긴 것이 초석잠 장아찌라는데, 초석잠 나와서 엄마가 몹시 좋아하셨습니다. 누에고치같이 생겨서 안 먹고 싶었는데, 생긴 것은 그렇지만 아삭아삭하고, 벌레 아니라 뿌리채소의 열매 부분이라고 합니다.
상추무침과 김치찜도 나왔습니다. 배추김치 볶아서 찐 것과 갓김치 찐 것이었는데, 김치 볶아서 찐 것은 엄마의 최애요리 중 하나이고, 아빠는 갓김치를 좋아하셔서 엄마 아빠 두 분 다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셨습니다. 김치 자체가 맛있는데다 잘 볶고 쪄서 맛이 좋았어요. 김치 만으로도 밥 한 공기 먹을 수 있겠다 할만큼 괜찮았습니다. 이 집의 코스요리 중간 중간 엄마 아빠 취향저격인 것들이 많이 나와 다행이었습니다.
갈비가 한 켠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다른 코스가 마무리 될 쯔음 숯불을 넣고 갈비를 얹어 주셨습니다.
고기 구워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엄마 아빠께 잘 맞춰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친절한 직원 분 덕분에 기분좋은 가족 식사가 되었어요.
세 명이라 3인분 구워 먹으니, 꽤 배가 불렀습니다. 이미 앞의 요리에서 배가 좀 부른 상태였고, 같이 먹었더니 좋았습니다. 엄마랑 전 고기를 덜 좋아해 좀 덜 먹고, 아빠가 조금 더 드시고 하니 양이 딱 맞았습니다. 추가 주문하기에는 배가 너무 불렀어요. 2인분은 좀 적다 싶었는데 3인분은 괜찮았습니다.
식사
요리는 끝나고 이제 식사만 남은 줄 알았는데 가지어탕수가 나왔습니다.
생선튀김과 가지튀김 위에 탕수육 소스가 얹어진 요리 입니다. 가지 튀김이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어요. 이미 배가 상당히 부른 상태인데 탕수육 상큼한 소스와 먹으니 먹을만 했습니다.
칼칼한 메생이국도 일품이었습니다. 보기에는 느끼해 보이는 메생이국이었는데 한 숟가락 넣는 순간 끝맛이 칼칼해서 속을 개운하게 가라앉혀줬습니다. 굉장히 맛있었어요.
배부른 상태를 고려해 절반 정도 나온 밥과 역시 칼칼하면서 집된장 같이 진한 된장찌개가 나왔습니다.
반찬으로는 김치 두 종류와 볶음 하나, 장아찌 하나가 나왔고, 칼칼한 된장찌개만으로도 밥 반 공기 뚝딱 먹을 상황이라, 이 정도 반찬으로 적절했습니다.
후식
후식으로 차를 마셨습니다. 과일이나 떡 같은 다과는 없었으나, 배가 많이 불러 흡족했습니다.
분리된 방에서 편하게 식탁에 앉아 맛있게 먹었더니 아주 좋았습니다. 엄마 아빠 대만족하셔서 다른 생일 모임도 이 곳에서 하시고 싶으시다고 했어요. 저 말고도 이모들과의 생일 모임, 다른 지인분들과의 생일 모임이 남아있으시대요. 이 날은 엄마 생일이니 제가 사고 싶다해서 제가 샀고, 다음엔 아빠가 사주신다고 해서 다음 가족 식사도 찜해놓고 왔어요.
맛있게 먹고, 엄마 아빠가 아주 마음에 들어하셔서 아주 좋았습니다.
상호 경복궁 (한정식)
위치 은평구청 4거리 (서울 은평구 녹번동 183-5 2층)
전화 02-352-0044
주차 주차장 넓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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