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림다방, 한 번은 가봐야 할 대학로 멋스러운 카페

대학로 학림다방 커피

저의 소원목록에 학림다방 커피 마시기가 있었습니다. 블로그 이웃 도플 파란님이 학림다방 로얄블렌드를 좋아하셨습니다. 깊이 있는 글을 자주 올리시는 분이 종종 학림다방을 찾아 로얄블렌드 한 잔을 드시는 것을 보며, 저도 꼭 가보고 싶었어요. 학림다방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건너편, 서울대병원 옆에 있는 5~60년이 된 카페 입니다. 대학로 근처에 자주 있으면서도 학림다방에 갈 기회가 마땅치 않았는데, 얼마 전 드디어 소원성취를 했습니다. 학림다방은 올라가는 계단, 입구의 나무 유리문부터 멋스러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보니, 복층 구조로 나즈막한 2층이 있어, 2층에 자리를 잡았어요.


학림다방 입구


2층에서 내려다 보니 학림다방 내부가 잘 보였는데, 거대한 스피커, 수많은 LP판이 있었습니다. 이 곳을 찾는 분들이 음악, 커피를 즐기며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을까 궁금해졌습니다.


학림다방 쇼파


5~60년 된 다방이라 그런지 손님 중에는 어르신들이 많았습니다. 백발 성성한 어른들이 음악과 커피를 즐기고 계셨어요. 이 곳은 예전에 많았던 복층구조 카페라는 점도 독특하고, 초등학생 때 집에 있던 직물 쇼파도 추억을 불어 일으켰습니다. '이거 어릴 때 집에 있던 건데...' 이런 추억여행을 하게 합니다.


학림다방 낙서


오랜 시간만큼 많은 낙서들도 정겨웠습니다. 이곳에 하트를 그려넣은 커플들은 지금까지 잘 만나고 있을까요? 아니면 김영하 작가님의 말처럼 두 사람의 관계가 불안하니 오랜 시간 변치않을 나무에 새겨두었던 걸까요.


학림다방 2층


2층에도 좌석이 여럿 있었는데, 완전히 칸막이로 나뉜 것은 아님에도 사적인 공간으로 느껴졌습니다. 앞사람과의 이야기 소리가 아주 잘 들리는 것도 좋았어요. 제 목소리가 쪼금 작아서, 카페에서 말하다 보면 어느새 소리 지르고 있을 때도 많았거든요. 조그맣게 속삭여도 서로의 목소리가 잘 들려, 아늑하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옆 테이블에는 커플들이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혼자 조용히 공부를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서로의 말소리가 잘 들리는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공간을 만나 기뻤습니다.



학림다방 커피

카페인 민감증 때문에 커피를 끊은지 꽤 되었습니다. 커피 마시면 심장 탈출을 해서요. 아주 가끔 커피 한 모금을 얻어 마시는 정도, 향기를 같이 마시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장이 두근대더라도 학림다방의 커피, 박이추 선생님이 내리시는 커피 한 잔은 마셔보고 싶었는데, 학림다방의 커피는 그럴 보람이 있었습니다.


학림다방 커피


주문은 1층 카운터에서 했으나, 커피는 자리로 가져다 줍니다. 치우는 것도 직원이 해주셨고요. 아쉽게도 로얄블렌드는 준비되지 않았다고 하여 다른 종류의 핸드드립 커피를 마셨습니다. 좋았습니다. 향도 맛도.


커피 맛과 향 뿐 아니라,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한 분위기, 말 소리가 잘 들려 속내를 얘기하며 좋았던 기억들이 더해져 더욱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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