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유락 일기 : 춘천 원조 닭불고기, 초심잃은 유명 맛집 - 춘천 지하철 여행 실패기
남양주로 이사오고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춘천 지하철 여행이었습니다. 집 앞에서 지하철타고 춘천에 가서 맛있는 것 먹고 놀다 오는 거요.
5월의 어느 맑은 날,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집 앞에서 지하철을 타고 춘천역으로 갔어요.
춘천 지하철 여행
날씨가 너무나 좋았습니다. 햇볕이 약간 뜨겁기도 하고, 하늘이 맑고 예뻤어요.
춘천역에서 길을 건너 산들산들 원조 숯불 닭불고기 집으로 향했습니다.
평일에도 줄이 긴 원조 숯불 닭불고기
12시 되기 전에 도착했으나 줄이 상당합니다. 평일에도 인기 폭발 맛집이에요.
줄이 굉장히 긴데, 조금 불쾌한 것은 안에 자리가 꽤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다리기 지루하니까 사람들이 자꾸 안을 기웃거리거든요. 테이블이 많이 비어 있어요. 게다가 줄 서 있는 동안 손님들이 계속 빠져 나가는 것이 보이는데 손님을 받지 않습니다.
밖에서 줄 서 있을 때는 손님이 너무 많아서 상 치우느라 바빠서 빈 자리가 있어도 손님을 '못' 받는 것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안에 들어가서 보니 아주머니들이 귀찮아서 '안' 받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깨끗하게 비워진 테이블이 많은데도, 밖에서 손님들이 기다리거나 말거나 "둘만 받을까?" "셋 받어?" 라면서 일하고 싶은 만큼만 조금씩 받으십니다.
아주머니들 눈치가 보여서일까요? 뭐라 하는 것은 아닌데도 식당 안은 고요하고 침울합니다. 밖에서 줄 서 있을 때는 재잘재잘 신나게 떠들던 사람들이 식당 안에 들어오면 한 마디도 안 하고 고기만 먹다 나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고기집인데 회전은 빠릅니다. 손님은 빨리 나가요. 아주머니들이 손님이 나가도 손님을 안 받아서 그렇지...)
저도 조용히 고기를 먹었습니다. 5월 말이었는데도 숯불 화로 옆에 앉으니 뜨겁고 더웠어요.
동치미, 야채, 야채 무침, 마늘, 양파, 쌈장의 간단한 상차림 입니다. 장사가 워낙 잘 되는 집이라 재료 상태는 아주 좋습니다.
잔뜩 기대하고 왔던데다 줄도 오래 서서 많이 먹으려고 했는데, 예전처럼 맛있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고기도 더 먹고, 막국수도 찾고 했었는데, 막국수가 생겼으나 별로 먹고 싶지 않아 처음 주문한 것에서 고기 1인분 더 먹고 끝냈습니다. 기다린 것은 약 3~40분. 먹는데는 20분도 안 걸린 듯 합니다.
춘천 원조 숯불 닭불고기 가격
예전에는 이 집이 맛있고 마음에 들었어요. 2014년에 갔다 온 포스팅 (▶︎진짜 원조 춘천 닭갈비 집)을 보고 갔었는데, 그 사이 가격이 꽤 올랐습니다. 닭갈비 250g에 11,000원 이에요.
4년 전 가격은 1인분 300g에 만원이었어요. 막국수가 없어서 찾았었고, 메뉴판이 훨씬 단촐했어요.
4년이나 지났으니 그 사이 양은 줄고 가격은 조금 오른 것이 그러려니 싶다가도 '변했어...'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가격 보다도 불편한 분위기, 불친절함, 일하기 싫어하시는 느낌 등에서 얹힐 것처럼 불편하게 먹어서 더 변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아요. 장사가 너무 잘되니 초심은 어딘가 갔나봐요.
춘천역에 내려 걸어올 때 까지는 신났는데, 씁쓸하게 점심을 먹었더니 흥이 가라앉았습니다. 기대하고 줄까지 서서 먹은 춘천 원조 숯불 닭불고기 보다 트럭 밑 고양이가 더 귀엽고 인상적이었어요.
그래도 아직 에디오피아 벳이 남아 있으니, 커피를 기대하며 다시 걸었습니다.
상호 원조 숯불 닭불고기
위치 춘천역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 강원도 춘천시 중앙로 2가 70
전화 033-257-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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