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외식 일기 : 롯데월드몰 지하 빅가이즈 랍스터
롯데월드몰 지하 빅 가이즈 랍스터에 갔다가 우울한 식사를 했습니다. 랍스터가 무척 먹고 싶었던 터라, 설레면서 갔는데...
줄이 길 때는 긴지, 줄 서는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바로 들어갔습니다.
먼저 카운터에서 주문과 계산을 합니다. 달러를 그 날 환율로 계산하는 방식이라 적혀 있는 것보다 더 비싸게 내는 감이 있습니다. 항목별로 찍히지 않고, 달러 총액을 환율에 따라 계산한 다음에 다른 단말기에서 긁습니다. 랍스터 요리는 25달러였고, 제가 간 날은 27,850원이었어요. 3달러짜리 클램 차우더를 추가했더니 31,190원이 되는 식이었습니다. 계산을 마치면 진동벨을 줍니다.
활 랍스터 즉석조리인 줄 알았으나...
매장 앞 수조에 활 랍스터가 잔뜩 들어 있어서, 주문을 받으면 바로 잡아서 요리를 해주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니었어요...
그리고 기다리는 사이 못 볼 꼴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장면)을 보았습니다.
계산할 때도 조리용 위생장갑을 끼고 있었어요.
그러더니 그 장갑 낀 채로 가서 요리를 하더라고요. 그거 끼고 파스타 면을 잡고, 랍스터도 잡고, 조개나 홍합도 잡고... 그러다 손님이 오면 카운터에 가서 계산을 하고... 골목식당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면 대차게 까일 것 같은 장면들이 벌어졌습니다.
더 기가 막힌 장면은 파스타와 랍스터 조리였습니다.
손님이 없고, 파스타를 주문한 사람이 없는데 직원 한 명이 끊임없이 파스타면을 삶고, 다른 한 명은 계속 랍스터를 손질하는 것이었습니다. 엄청난 양의 파스타를 삶았어요. 그러더니 그걸 기름에 버무려 두었습니다.
다른 한 명은 랍스터 한 박스를 들고 들어가 계속 손질을 하고요.
지금 저걸 저렇게 삶고 다듬는다는 이야기는 주문이 들어오면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잔뜩 만들어 놨다가 판다는 뜻 입니다. 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비싼 랍스터 패스트푸드점
가격이 있고, 메뉴가 랍스터이니 근사함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이 곳은 그냥 비싼 패스트푸드집이었습니다. 햄버거 주문하듯 랍스터를 주문하고 진동벨을 들고 자리에 앉은 뒤 셀프 바에서 물, 포크, 위생장갑 등을 가져가야 합니다.
게살 발라먹는 포크는 따로 없습니다. 옆 자리 손님은 게살이 안 나온다고, 잘라서 주거나 빼먹는 포크를 달라고 항의하고 있었습니다.
테이블도 아주 작고, 그냥 푸드트럭 스테이크처럼 랍스터를 팔고, 가격이 좀 비쌀 뿐이었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홍대의 랍스터 가게는 살아있는 랍스터를 보여준 뒤, 바로 가지고 가서 쪄 주고, 테이블에 와서 살을 다 발라주는데 이 곳은 3만원 이라는 가격에 비해서는 별로입니다.
빅가이즈 랍스터 그릴드 랍스터 & 클램 차우더 스프
드디어 음식이 나왔고, 슬픈 예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조개를 먹고 깜짝 놀랐습니다. 차가워요. 홍합도 차갑습니다. 랍스터는 미적지근 합니다.
주문 즉시 구워주는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주문 즉시 구워주는 것도 아닌데 15분~ 20분 걸린 것이 놀라웠어요. 주문 즉시 구운 척 하느라 그런걸까요? 어떻게 이렇게 차갑게 나올 수 있는지....
콜드 랍스터 & 홍합, 조개를 맛볼 수 있습니다. 홍합은 냉동 홍합을 찌고 데우고를 여러 번 한건지 뭔지 손톱만큼 작게 쪼그라 들어 있고, 조개 해감 상태도 엉망입니다.
차가운 조개, 차가운 홍합, 데워지다 만듯한 (전자렌지에 덜 돌린듯한) 랍스터에 비해 그나마 클램차우더 스프는 뜨듯했습니다.
맛도 무던하고요. 그러나 클램차우더 스프도 조개 해감이 안 되어 으득으득 씹혀요. 저는 비린내, 조개 이물질 등에 관대한 사람이기는 하나, 스프에서 으득거리니 별로였어요.
차갑고, 맛도 별로였거니와 한 명이 그릴 랍스터와 클램차우더 스프를 먹었으나 간에 기별도 안 갑니다. 먹을 것이 별로 없어서, 먹으면서 '이거 먹고 봉골레 파스타 먹으러 갈까?'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먹고 나면, '가볍게' 요기한 느낌이에요.
가격은 3만원 넘고, 차갑고 미적지근한 것들을 먹어서 뱃속이 편치 않기 때문에, 국수 한 그릇으로 요기한 것보다 기분이 안 좋습니다.
먹고 나와서 빌라드샬롯 앞에서 파스타나 피자를 하나 더 먹을까 말까 한참 망설였습니다.
다시 갈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상호 빅가이즈 랍스터
위치 체인이라 여기저기 있음.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서울 송파구 신천동 29 지하1층)
전화 02-3213-4789
[롯데월드몰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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