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기 게임 2일차, 다용도실 말끔히 정리

어른이 비움일기 : 비우기 게임 2일차, 다용도실 말끔히 정리

23일이니 23개를 비우기 위해 다용도실 정리를 했다. 다용도실에 방치되어 있는 말라죽은 화분,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 새로운 모종을 사면 혹시 쓸지도 몰라서 방치한 빈 화분 등을 치울 생각이었다. 화분과 화분 받침만 해도 10개는 될 것 같다며 오늘 비우기 게임은 금방 끝날거라 생각했다.


다용도실 정리, 비우기 게임


다용도실에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더 잡동사니가 많았다. 다용도실 정리를 하려고 보니, 세탁기 옆에 처박아둔 쇼핑백도 눈에 띄었다. 벌써 몇 년 전에 차 폐차하면서 꺼내놓은 것인데 무엇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비우기 게임을 시작했다.


다용도실 정리, 비우기 게임


여기까지 23개였다. 낡은 걸레 3개, 낡은 슬리퍼 1켤레, 화분과 화분받침 8개, 타서 버리려고 했던 냄비 1개, 유통기한이 지났으니 청소할 때 쓸거라면서 화장실에 가져다 놓은 라임농축액, 맥스파워 욕실 세정제, 실리콘 샴푸 빗, 문틈 바람막이 쬐금 남은거, 예전에 메이크업 브러쉬 보관함 만들면서 쓰고 남은 조약돌 2봉지, 언제 구입했는지 기억도 안나는 스크럽 한통, 휴대용 샴푸 3개다.

라임 농축액을 버리려니 또 아까운 마음이 들어 욕실에 뿌려버리려고 찌익 짰더니, 썩은 물이 나온다. 정리 전문가와 미니멀리스트들이 조언하듯, 쓸데없이 물건 버릴때만 창의성이 넘쳤던 것이다. 청소도 잘 안하면서 유통기한지난 라임농축액이 아까워 향긋하게 욕실청소할 때 쓰겠다는 창의성을 발휘하다니... 버릴때 창의성을 발휘하지 말고, 물건 구입에 앞서 기존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응용이 가능한지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데 거꾸로다.



23일이니 23개는 비웠으나, 내친김에 다용도실에 남아있는 것들도 끄집어내어 버렸다.


다용도실 정리, 비우기 게임


물건을 다 버리고 남은 공간박스 2개도 버리기 위해 꺼냈고, 폐차하면서 버리지 않고 담아두었던 쇼핑백을 열어봤다. 쓸만한 자동차 용품은 전부 이웃집 아저씨에게 선물로 드렸는데, 남아있는 건 걸레 2개, 정체불명 쇠꼬챙이, 뭔지 모를 쇳덩이 2개와 자동차 주인 연락처를 알려주는 투명 판이었다.

2단 욕실 수건걸이는 이전 집에 설치했던 것을 떼어온 것인데 이 집에서는 귀찮아서 설치하지 않고 처박아둔 것이었다. 혹시 다음에 이사가면 또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뒤집어 본 순간 너털웃음이 났다. 뒷면에 고정을 하는 판은 떼지 않고 윗부분만 떼어온 것이다. 2단 수건걸이까지 떼온 것을 보며, '이건 내가 설치한건지 어떻게 아셨지? 포장이사 하시는 분들이 참 꼼꼼하시다' 고 생각했는데 정작 고정판이 없으면 이걸 달 수가 없다. 차라리 그냥 두고 왔으면 다음에 이사온 사람이 잘 쓰기라도 했을텐데....

쇳덩이들과 알루미늄들이라 오늘 재활용 수거하기 전에 돌아다니시는 어르신들이 횡재라 생각하실 것 같다며 기분좋게 내놨다.


다용도실 정리, 비우기 게임


누군가에게 줄만한 것은 여행용 샴푸 3개 뿐이었다. 오브리 로사 모스퀘타 샴푸인데 향기가 아주 좋다. 사향 장미라고 하는데, 내게는 기가 막히게 향이 좋은 샴푸였다. 연두색은 균형 단백질 샴푸인데 역시 향이 꽤 좋다. 오브리 샴푸는 유기농 천연샴푸라 여행갈때 쓰겠다며 모셔두었는데, 모셔두지 말고 선물해야겠다.



다용도실 정리 비포 애프터

다용도실 정리, 비우기 게임


다용도실 정리를 끝내고 나니, 처음으로 미니멀리스트들의 집처럼 텅 빈 공간이 하나 생겼다. 꽤 기분이 좋았다. 예전에는 MDF 공간박스가 있어 물 튈까봐 조심조심 청소를 했는데 (사실 청소를 거의 하지 않았다) 이제는 물을 쫙쫙 끼얹어도 되니 속시원했다. 그동안 청소를 거의 한 적이 없어 몰랐는데, 다용도실까지 욕실 샤워기가 잘 닿아서, 샤워기로도 청소가 가능했다. 그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비우기 게임 2일차도 재미나게 했다. 내일은 24일이니 24개인데, 악세사리함 하나 정리하면 끝날 듯 하다.



- 미니멀리즘 게임 참여 첫날, 22일이라 22개 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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