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성장일기, 어른이 뜻

라라윈 탐구 : 어른이 성장일기, 어른이 뜻

막연하게 서른, 마흔 쯤 되면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줄 알았다. 대학원에 간다거나 새로운 학문을 익히는 일은 계속할 수 있겠지만, 세상사는 것에 대해서는 알만큼 알아서 더 이상 고민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른'이 된 것 같아도, 여전히 늘 낯설고 새로운 것들 투성이였다.


사서삼경과 같은 동양 철학, 서양철학, 어떤 학문...

이런 거창한 것들이 아니라, 카톡 쓰는 법, 핸드폰 사용법 같은 소소한 것들부터, 해외 직구 하는 법, 온라인 적금 드는 법 등 사소하게 알아야 할 것들이 많았다. 자취 시작하면서는 사소한 세수대야 하나 사는 것부터 주방세제 어떤 것이 좋은지, 청소솔 종류 같은 것까지 알아야 되는 것들이 참 많았다.



어른이 뜻

다 아는 것 같았는데, 오만하게 '다'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도 뭔가 아는 것 같았는데,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마치 어른이 같은 느낌이었다. 키덜트(kidult)가 어른이나 아이 취향을 당당히 드러내는 사람들을 뜻한다면, 내가 생각한 어른이는 몸만 컸을 뿐 아직 아이처럼 모르는 것 투성이이고, 낯설고 겁나고 어려운 일 투성이 상태였다.


모처럼 괜찮은 단어를 생각해 냈다고 여겨져, 내 책 <여자, 서른> 책의 한 꼭지 제목으로 썼었다.

2장. 어른이, 서른이라고.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어른이라는 단어는 고쳐졌다. 어른아이로...


여자 서른, 어른이


퇴고와 검토 단계에 이르러 여러 의견이 있었다. 어른이, 라는 단어가 어른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어감이 와 닿는다고 느낀 분도 있었으나, '어른이 되면' '어른이 오셨다' 같이 어른+ 조사 '이'로 문법오류처럼 보인다는 분도 있었다. 두 의견이 비등비등하여 고심끝에 어른아이로 수정을 하였다.


여자 서른, 어른이


책의 목차와 맥락으로는 '어른이, 서른' 보다 '어른아이, 서른'이 더 무던했던 것 같다.


그 뒤로는 잊고 있었으나, 모처럼 떠오른 좋은 단어를 그냥 초고에만 묻어두는 것이 아쉽긴 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지라도, 혼자 이거 진짜 괜찮은 것 같은 그런 것이긴 하지만)

정말로 일기처럼, 사소한 것들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공간에는 그 단어, '어른이'를 다시 써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고에 묻혔던 단어는 블로그 제목으로 신분상승(?)하여 되살아 났다. 그 때는 한 꼭지 제목이었고, 블로그 제목은 아무튼 이 블로그 전체를 아우르는 제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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